코치의 이야기_시은

"인생의 동반자를 원하는 비혼주의 여성"인 내가 라이프리프터에서 코칭을 시작한 이유

코치의 이야기_시은

"인생의 동반자를 원하는 비혼주의 여성"인 내가 라이프리프터에서 코칭을 시작한 이유

안녕하세요!

두 번째 글로 찾아뵙는 이시은 코치입니다.

아무 정보가 없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는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죠. 저는 클라이언트가 자신의 이야기를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저의 개인적인 삶의 이야기들을 먼저 꺼내기도 합니다.

이번 글은 제 (미래의) 클라이언트와 라포 형성을 목표로 써내려가는 글입니다. 그래서 제 개인적인 이야기로 시작해서, 제가 어쩌다 라이프리프터에서 코칭을 하게 되었는지, "소스페소"라는 건 대체 무엇인지(드디어!)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미래의) 클라이언트들이,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하실 때 조금 더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으셨음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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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 형성은 클라이언트의 퍼포먼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니까요!

인생의 동반자를 원하는 비혼주의 여성

혼인에 대한 결정을 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제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혼인한 여성에게 기대되는 역할입니다. 태생이 밖으로 나돌아다니길 좋아하는 저는 그 역할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던 거지요. 만약 그런 역할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회나 집단에 들어갈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저는 그 때가 되어서는 결혼을 고민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저를 비혼주의자라고 소개하는 데에는, 다양한 가족과 공동체를 지향하는 사람이라는 선언적인 의미가 더 큽니다.)

하지만, 저희 부모님은 제가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저를 돌봐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에 결혼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한창 석사 과정 중 돌봄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가 앞으로 지속적인 돌봄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의 필요성은 계속해서 느끼고 있었어요.

그것이 저의 딜레마였습니다. 인생의 동반자는 원하지만, 결혼은 하기 싫은...

그렇게 저는 가족 바깥에서도 서로 돌봄을 주고받는 관계를 형성하는 대안 공동체에 관심을 갖고 탐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라이프리프터 성과 코칭에서 돌봄 관계의 가능성을 보다

어느 날, 라이프리프터 태형 코치님이 저에게 대학원 진학 관련하여 물어보고 싶은게 있다고 하셔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전부터 SNS로 간간히 교류하고 지냈었지만, 태형 코치님이 정확히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알지 못했어요. 처음에는 대학원 진학과 관련된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으신 이유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게 되고, 그 이유가 태형님의 코칭과도 연관되었기 때문에, 그때 처음으로 코칭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저의 흥미를 가장 끌었던 것은, 코치가 코칭을 매개로 클라이언트와 어떤 관계가 형성되는지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코치는 클라이언트에게 응원을 해주고, 클라이언트가 한 선택들의 연속성을 발견해주게 돼요. 그렇게 하다보니 이게 그저 서비스 제공자와 고객 간의 관계를 넘어서서, 클라이언트에게 내가 관심을 쏟게 되고, 돈은 그저 내가 쏟는 관심을 클라이언트에게 부담스럽지 않게 해주는 수단이 되는, 그런 형태의 관계가 만들어지더라고요."

클라이언트는 혼자서 하기 어려웠던 퍼포먼스를 코치의 도움을 받으며 함께할 수 있고, 코치는 클라이언트에게 원하는 만큼의 관심을 쏟으며 타인을 돕는 데서 오는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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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정신의학에 따르면 자존감과 행복도는 비례하는데, [도덕성, 긍정정서, 자기조절력, 지성]이 높은 자존감의 토대가 된다고 합니다.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남이 보기에도 괜찮고 스스로도 정직하게 느낌으로써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라는 자기가치감을 올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죠.

태형 코치님은 제가 타인에게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계셨고, 저에게 성과 코치의 길을 제안해주셨습니다. 마침 저는 약 7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쳐오면서 스스로가 함께 성장하는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았기에, 제 적성에 꼭 맞을 것 같았어요.

한편, 새로운 경험은 언제나 상상력을 자극하고, 기존의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보게 합니다. 코칭과 클라이언트의 관계성을 곱씹고 경험하면서, '동반자'에 대한 상상력에 계속해서 자극을 받았습니다. 동반자가 꼭 하나일 필요도 없고요, 그 형태가 꼭 법적 배우자일 필요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오히려 의존도를 여러 곳으로 분산하는 것이 자율성 확보에 중요한 부분이지요. 그래서 저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기점으로, 코치를 하기로 마음 먹게 되었습니다.

코칭과 클라이언트의 관계를 넓혀서 여러 사람들이 상호 코칭을 주고받는 네트워크까지 만들게 되면, 서로에게 코칭을 통해 관심과 돌봄을 주고받는 공동체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소스페소에서 돌봄과 자금의 순환 가능성을 보다

지난번 '선결제' 문화를 다룬 글에서 소스페소 문화를 소개해드렸습니다.

‘선결제’와 민주주의
커피가 보편적 권리인 나라에서는 커피로 공동체 의식을 다진다. 안녕하세요! 세계 인권의 날을 놓칠세라 부랴부랴 첫 번째 컨텐츠를 만들게 된 라이프리프터 인사드립니다🙇 저희 첫 번째 소식은 라이프리프터 팀의 한 코치가 받은 커피 기프티콘으로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12월 3일 계엄 내란 이후부터 라이프리프터 팀원들은 모두 거리로 나섰습니다. 위의 이미지는 팀원 중 한

지난 글

한 손님이 카페에서 자신의 커피를 마시며 추가로 한 잔의 커피를 선지불하면, 그 커피는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 와서 무료로 마실 수 있도록 '맡겨두는' 형태로 제공되는 문화였지요.

카페 "투또톤토"의 한쪽 벽면에 걸려있는 카페 소스페소 티켓들

이 문화에 착안해서 라이프리프터 팀은 코칭 소스페소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라이프리프터의 코칭을 신청하시면, 소스페소 한 장을 발행하실 수 있게 됩니다. 소스페소를 발행하실 때, 이 코칭을 선물해주고 싶으신 사람의 특징을 "To."에 적어주시면, 그 특징에 해당하는 다른 분이 소스페소를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코칭을 받아본 "탐정토끼"라는 사람이, 추가적인 코칭을 신청하고 싶다고 해봅시다. 그리고 탐정토끼는, 저희의 코칭을 "커리어 성장에 도움이 필요한 성소수자/앨라이"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 탐정토끼는 코칭을 신청하면서 다음과 같이 소스페소를 발행할 수 있습니다.

올해에도 퀴어 문화 축제에 가는 등 여러 연대 활동을 해야 하고, 동시에 취업을 위한 준비를 하려고 했던 취업준비생 성소수자/앨라이 "김토끼"는, 저희 소스페소 페이지에서 이 티켓을 보고 사용 신청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코칭비에는 총 4세션과 일일 피드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라이프리프터는 코칭비 중 일부를 소스페소 발행 비용으로 따로 적립을 해두고요, 소스페소 사용자가 나타나면 그 적립금이 코치에게 노동비로 돌아가게 되고, 소스페소 사용자는 무료로 저희 코칭을 받아볼 수 있는 겁니다.

이걸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코칭 소스페소의 운영 원리

  1. 발행
    • 소스페소는 티켓 형태로 발행됩니다.
    • 발행자는 From에 자신의 이름을, To에는 도움을 주고 싶은 대상의 조건(예: 탈학교 청소년, N수생, 장애인 등)을 자유롭게 지정하거나 공란으로 남길 수 있습니다.
    • 발행인은 조건을 확인한 후 결제를 통해 티켓을 구매하며, 기부가 완료됩니다.
  2. 신청
    • 발행된 티켓은 공개 검색을 통해 열람 가능합니다.
    • 신청자는 티켓 조건에 해당할 경우, 자유롭게 코칭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3. 사용
    • 신청이 승인되면 코치와 일정과 장소를 정하고, 코칭 세션이 진행됩니다.
    • 세션이 완료되면 티켓은 사용 완료로 처리됩니다.
  4. 마무리
    • 코칭 후 작성된 후기는 발행자와 코치에게 전달됩니다.
    • 발행자는 자신이 만든 마중물이 가져온 변화를 확인하며, 모든 과정이 마무리됩니다.

코칭 소스페소는 더불어 사는 세상, 그리고 선순환의 가치를 되새기는 작은 움직임에서 시작했습니다. 소스페소는 돈을 매개로 한다는 점에서 필연적으로 경제적 가치가 발생하지만, 동시에 돈은 연대와 돌봄 관계를 위한 도구적 의미만을 갖게 됩니다.

저는 소스페소 비즈니스 모델에서 돌봄과 자금 순환의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이 시스템을 발전시켜서, 노후에는 금전적 안정과 지속가능한 돌봄을 서로 주고받는 공동체를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생겼습니다. 어쩌면 대안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저의 장기 프로젝트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비혼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건 대안적인 네트워크가 없으면 너무나도 힘든 일이라는 걸 알기에, 저는 코칭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쏟으며 도움을 나누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저희 코칭 소스페소의 가치와, 저희 코칭 방식 및 철학에 대한 이야기들을 공유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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